2 장
순간 거실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임준혁은 계속해서 내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가족 중 누구도 이 일을 임안나에게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았다.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내가 직접 찾아볼게요.”
휴대폰 화면에 또다시 연결 실패 문구가 뜨자,
임준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외투를 집어 드는 손길이 다소 거칠었다.
“어디 있는지는 알아?”
엄마가 물었다.
“괜히 시간 끌다가 안나 결혼식에 문제 생기면 어쩌려고.”
역시 걱정하는 건 내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막내딸의 결혼식.
그게 전부였다.
“알아요.”
임준혁이 짧게 답했다.
“못 찾으면 바로 돌아올게요.”
“걱정 마세요.”
가장 아끼는 동생의 결혼식이었다.
그가 놓칠 리 없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뒤를 따라 차에 올랐다.
오랜만에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담담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 가족이 처음부터 이렇게 엉망이었던 건 아니다.
한때는 정말 행복했다.
임준혁도 나를 많이 아꼈다.
임안나의 친모가 우리를 바꿔치기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엄마는 늘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챙겨줬고, 임준혁에게는 동생 잘 챙기라고 잔소리를 했다.
아빠 역시 지금처럼 차갑지 않았다.
가끔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어 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건 오래 가지 못했다.
임안나는 이 집에서 십 년 넘게 자란 양딸이었다.
애교가 많고 사람 마음을 얻는 데 능했던 그녀는, 무뚝뚝하고 표현이 서툰 친딸보다 훨씬 사랑받았다.
가족들의 마음이 그녀에게 기울기 시작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뒤로는 끝없는 모함이 이어졌다.
내가 임안나를 수영장에 밀었다는 이야기.
그녀의 목걸이를 훔쳤다는 이야기.
학교에서 불량 학생들과 어울린다는 이야기까지.
임안나는 언제나 불쌍한 피해자였다.
연약하고 순진한 얼굴로 눈물만 흘리면, 사람들은 모두 그녀 편에 섰다.
반대로 나는 점점 나쁜 아이가 되어 갔다.
무슨 말을 해도 믿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가족도.
친구도.
아무도.
그 긴 시간 동안, 내 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